2022년 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한국 영화 브로커는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국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낸 독특한 감성 드라마다. 아이를 몰래 데려다 입양시키는 ‘베이비 박스 브로커’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현실적인 사회 문제와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이지은)의 강렬한 연기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는 영화의 중심 축을 형성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깊이 있게 전달한다. 이번 글에서는 브로커의 주요 등장인물 세 명을 중심으로 각자의 역할, 성격, 상징성을 700자 이상씩 상세하게 분석하고자 한다.
1. 송강호: 송현수, 낡고 따뜻한 브로커
송강호가 연기한 송현수는 중고세탁소를 운영하면서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몰래 입양시켜주는 ‘브로커’로 살아간다. 그는 겉으로 보기엔 불법을 저지르는 인물이며, 돈을 목적으로 아이를 거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의 행동 이면에는 사회적 시스템의 빈틈과 복잡한 감정이 얽혀 있음이 드러난다. 현수는 과거 자신도 입양되었던 경험이 있으며, 그 상처가 현재의 행위로 이어진다. 그의 캐릭터는 단순한 악인이 아니라, ‘시스템 밖의 선’을 고민하는 인간으로 묘사된다.
송강호의 연기는 언제나처럼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감정이 풍부하다. 아이를 품에 안고 미소를 지을 때나, 입양을 반대하는 어머니를 설득할 때 보이는 그의 표정은 말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입양이라는 민감한 이슈 속에서 ‘진짜 가족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현수는 무능력한 국가와 복잡한 입양 시스템 속에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려는 인물로 볼 수 있으며, 결국은 자신의 죄책감과 인간적인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존재는 영화 전체의 감정선을 이끌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2. 강동원: 이형, 냉정과 따뜻함의 경계
강동원이 연기한 이형은 현수의 조력자로 등장하며, 함께 입양을 중개하는 인물이다. 그는 어릴 적 고아원에서 자라온 인물로, 세상에 대한 불신과 체념을 내면에 지닌 채 살아간다. 외적으로는 말수가 적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행동 하나하나에서 타인에 대한 조심스러움과 내면의 복잡함이 느껴진다. 이형은 철저하게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성격으로, 감정보다는 실리를 중시한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서영(아이유 분)과 아기 ‘우성’을 함께 데리고 다니며 점점 변화를 겪는다.
그는 처음에는 “우린 브로커일 뿐”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하지만, 점차적으로 가족처럼 행동하게 되며, 서영과의 신뢰 속에서 숨겨둔 인간미를 드러낸다. 강동원의 연기는 정적인 화면에서도 표정 하나로 감정을 전달하는 힘이 있다. 이형의 인물은 이성적 판단과 인간적인 동정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존재이며, ‘현대 사회에서 감정이 어떻게 사라지고 있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후반부에서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는 장면은, 그의 내면이 단순한 브로커가 아닌, 상처받은 아이의 연장선임을 보여주며,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3. 아이유: 문서영, 모성의 의미를 묻다
아이유(이지은)가 연기한 문서영은 베이비박스를 통해 아이를 유기하고 떠나려다, 아이를 입양시키려는 브로커들을 따라나서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무심하고 냉정하게 보일 수 있으나, 그녀 역시 복잡한 과거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서영은 과거 성매매와 폭력을 경험했으며, 아이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수배 중인 상태다. 하지만 그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서영은 누구보다 아이에 대한 책임을 깊게 느끼고 있으며, 타인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지만 서서히 현수와 이형에게 감정을 나누게 된